지난해에 이어 본격 발굴조사 "도굴 안 된 1기 봉토 있는 토광묘"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가 활발해진 가운데 지난해 긴급 발굴조사를 벌였던 김해 원지리 고분군에서 가야시대 봉분이 있는 무덤군인 고총고분(高塚古墳)이 추가로 확인됐다.
김해시는 최근 발굴조사 학술자문위원회에서 원지리 고분 3호분 정밀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가야문물연구원에서 지난 9월 12일 착수, 내년 1월 말까지 진행한다.
이 고분은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산 2-2 일원에 위치했다.
지난해 긴급 발굴조사 결과 김해와 인근 지역에서 확인된 무덤 중 최대급 봉분을 가진 횡구식석실(橫口式石室)이 확인됐다.
횡구식석실은 출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은 돌방무덤을 말한다.
이 고분은 가야 후기 고분의 학술적 중요 자료로 인정받아 지난 5월 도문화재(기념물 제290호)로 지정됐다.
올해 발굴조사는 지난해에 하지 못한 봉분 토층과 고분군 분포범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고총고분 2기를 추가로 확인, 총 9기의 고총고분이 고분군 안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분 규모는 지름 10∼20m, 높이 3∼5m 정도로 산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김해에서 고총고분이 밀집해 분포하는 것은 원지리 고분군이 유일하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고총고분 2기 외에도 석곽묘(石槨墓) 2기, 토기가 묻혀있는 매납유구(埋納遺構) 2기 등도 확인됐다. 매납유구는 땅을 파서 토기나 부장품 등을 의도적으로 묻은 곳이다.
고총고분 중 1기(원지리 4호분)는 도굴이 안 된 무덤으로 판단됐다.
특히 이 고분은 가야 유적에서 처음 확인된 흙을 쌓아 올린 토광묘(土壙墓)로 추정돼 추가 발굴조사를 거쳐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토광묘는 별도 다른 시설 없이 땅을 파서 만든 무덤이다.
이 시기 토광묘는 흙을 쌓아 올린 봉토(封土)가 없는 단순구조다.
임원식 시 문화재과장은 "추가 확인된 봉분을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가야 쇠퇴기 역사와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원지리 고분군 보호 방안을 마련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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