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징용판결 반발했던 日아베, 濠전몰자위령비서 '화해' 퍼포먼스

입력 2018-11-16 17:11   수정 2018-11-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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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징용판결 반발했던 日아베, 濠전몰자위령비서 '화해' 퍼포먼스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지 다윈 방문해 헌화…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반발하는 등 주변국에 대한 과거 만행에 반성하지 않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호주를 방문해 제국주의 일본군의 폭격지를 찾아 화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1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을 받았던 호주 북부 다윈의 전몰자위령비를 찾았다.
일본 총리가 이 위령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위령비에 헌화한 뒤 묵념했다.
다윈은 2차대전 당시 연합군 거점이 있던 곳으로, 1942년 2월 19일 제국주의 일본군의 공습으로 240명 이상 숨진 지역이다.
당시 일본군의 공격은 호주 본토 중 처음으로 외국 군대의 공격을 받은 사례였다.
일본군은 이후에도 수십 차례 다윈을 공습했다.
[로이터제공]
아베 총리의 전몰자위령비 방문은 전범 국가라는 이미지를 흐리기 위한 퍼포먼스 성격이 강하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공유하는 호주와의 동맹관계를 강조하려는 노림수도 있다.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전후 70년 담화'에서 "화해를 위해 온 힘을 다한 모든 나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을 언급하면서도 자국이 저지른 일임을 명시하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아베 총리는 이 담화 후 2차대전 승전국들과 잇따라 화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그는 2016년 12월에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지인 하와이 진주만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방문해 추모하는 이벤트를 떠들썩하게 벌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사죄와 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이날 호주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다윈에서 호주의 모리슨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해양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해 안전보장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며 자유무역체제의 유지를 위한 연대를 확인했다.
통신은 아베 정권은 호주를 미국 다음의 '준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호주와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 방위협력 심화 ▲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연내 발효 ▲ 에너지 분야 협력 등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17일 1박 2일 호주 방문 일정을 마치고 파푸아뉴기니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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