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호의 스즈키컵 연승행진에 월드컵 못지않은 응원열기(종합)

입력 2018-11-1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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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호의 스즈키컵 연승행진에 월드컵 못지않은 응원열기(종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동남아축구선수권대회(스즈키컵)에 출전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대한 현지 축구팬들의 응원 열기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때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과 지난 9월 초에 끝난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준우승과 4강 신화를 쓴 박항서호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특히 이번 스즈키컵에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쥔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지 축구팬들의 응원열기는 1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펼치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부터 뜨겁게 달궈졌다.
지난 8일 첫 상대인 라오스를 3-0으로 대파한 박항서호가 이날 말레이시아를 2-0으로 꺾고 연승행진을 시작하자 팬들이 거리로 나와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경기장 앞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불꽃을 터트리며 승리를 자축했고,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춤추고 노래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울리는 요란한 경적은 음악의 일부인 듯했다.


한 사람이 박 감독의 사진을 들고나오자 팬들이 몰려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치며 반겼고, 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상당한 애정을 나타냈다.
또 베트남 국기를 들고 오토바이로 거리를 달리며 환호성을 지르는 젊은이와 길가에 서서 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외치는 행인이 한데 어우러졌다.
거리응원을 위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응우옌 후에 거리에도 수만 명이 모여 단체응원전을 편 뒤 박항서호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는 TV나 스크린을 설치한 시내 곳곳의 카페와 식당, 주점에도 몰려든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응원열기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날 경기는 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됐는데 미딘경기장 앞에는 낮부터 응원도구를 팔려는 상인과 팬들이 몰렸다.
서포터즈(응원단)도 일찌감치 나와 대형 베트남 국기 등 응원 도구를 점검하고 북을 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노이에서 무려 6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전신마비 장애인이 바퀴가 달린 들것에 실려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현지 언론의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딘경기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최고 40만동(약 2만원)인 입장권의 호가가 무려 10배인 400만동(약 20만원)까지 올랐다는 소식이 들렸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웃돈을 받고 입장권을 팔려는 암표상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현지 언론은 이 같은 분위기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마치 월드컵에 진출한 것처럼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항서호는 오는 20일 미얀마에서 조별리그 3차전을 펼친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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