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정치·식사정치로 우군 확보 시동
'보수대통합 지향 원내대표 경선' 목소리도…실현 가능성은 '글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다음 달 중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간 세 대결이 가시화하고 있다.
김성태 현 원내대표의 임기가 다음 달 11일까지인 만큼 경선은 12월 11일 전후에 치러질 전망이다. 여기서 선출되는 새 원내사령탑은 내년 12월까지 제1야당 한국당의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데다, 2020년 21대 총선 공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친박(친박근혜)·비박, 잔류파·복당파 등 각 계파 모두 치열한 수 싸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8일 현재까지 친박·잔류파에서는 심재철(5선)·나경원·유기준(이상 4선)·유재중(3선) 의원이, 비박·복당파 중심으로는 강석호·김영우·김학용·홍문표(이상 3선)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정진석(4선) 의원이나, 대여 투쟁력을 이유로 권성동(3선) 의원을 등판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박·잔류파에서는 유기준 의원이 일찌감치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나경원 의원에 대한 지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당초 비박계였던 나경원 의원이 탄핵 국면에서 당에 잔류했고,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평생을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했느냐"고 언급하면서 친박·잔류파와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박·복당파 내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복당파가 원내권력을 거머쥘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김성태 원내대표로 일찌감치 출마자를 결정하고 우군 확보에 주력했던 점이 꼽히는 만큼 이번에도 단일화를 통해 표 결집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강석호·김학용 의원이 단일화를 위해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다만 권성동 의원은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여서 원내대표 경선 이전에 징계가 풀려야 등판이 가능하다.
경선이 다가오면서 원내대표 예비주자들은 각각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주최하거나 동료 의원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얼굴을 내밀며 사실상 '표밭 다지기' 활동에 나선 상태다.
당장 이번 주에는 비박계 좌장으로 통했던 김무성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공동주최하는 '열린토론, 미래',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통합과 전진' 모임 등이 예정돼있다.
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오는 20일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사회보험 적용' 토론회를 개최하고, 강석호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임을 내세워 외교·안보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원내대표 예비주자들은 유권자인 다른 의원들과도 '식사 정치'를 통한 우군 확보에 힘을 쏟는 한편, 경선 판도를 가를 수 있는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선정에도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이 또다시 계파 간 싸움으로 치닫는 것보다는 '반문(반문재인) 연대' 프레임을 앞세운 통합형으로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들도 나온다.
즉, 계파 대리전 양상에서 벗어나 합종연횡을 통해 원내지도부를 꾸리고, 장기적으로 보수대통합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근 친박·잔류파에서 '탄핵백서' 제작 이야기가 나와 계파 간 간극이 재확인되는 등 앙금이 여전하고,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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