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6일 반도체주 주가 부진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9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57포인트(0.46%) 하락한 25,171.7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26포인트(0.56%) 내린 2,714.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1.96포인트(1.13%) 하락한 7,177.07에 거래됐다.
시장은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와 미국 경제지표, 중국과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 주가가 폭락하면서 반도체주 전반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3분기 매출, 기대보다 낮은 4분기 매출 전망을 내놨다. 게임과 가상화폐 관련 매출이 줄어든 데다, 재고가 증가한 점이 둔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 재고 증가 문제는 최근 꾸준히 시장 불안을 자극했던 요인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개장전 거래에서 17% 넘게 폭락했고, 다른 반도체 기업인 AMD 주가도 6% 이상 내렸다.
반도체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도 개장전 4% 가까이 내렸다.
여기에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영국 내각이 브렉시트 합의 초안을 승인했지만, 이후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의 사임 등으로 의회 비준 불확실성이 커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제안도 나오는 상황이다.
메이 총리는 새로운 브렉시트부 장관을 곧 임명할 것이라면서 국익을 위해 합의안을 비준해 달라고 호소하는 중이다.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낙관론과 회의론이 뒤섞여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유보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USTR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한 행사에 참석해 주요20개국(G20) 미·중 회담이 잘 풀린다면 향후 무역합의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할 수 있겠지만, 내년 1월까지 공식적인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것은 '불가능'(impossible)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2% 증가에 못 미쳤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결정은 데이터에 더욱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다소 완화적인 발언을 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장기화하는 반도체주 불안에 우려를 표했다.
웨더부시 증권의 조엘 쿨리나 연구원은 "기술주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며 "다양한 최종 수요 시장이 둔화 추세가 많은 기업이 눈에 띄는 부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주에 대해 반등 시 매도라는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55% 내렸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0% 상승한 57.44달러에, 브렌트유는 2.01% 오른 67.9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8.9%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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