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계 南키프로스 에너지장관 발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중해 분단국 키프로스의 그리스계 정부가 터키의 반발에도 동(東)지중해에서 독자적으로 천연가스 개발을 강행했다.
키프로스공화국(남키프로스) 기오르고스 라코트리피스 에너지부장관은 16일(니코시아 현지시간)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남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천연가스 시추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라코트리피스 장관은 "제10구역 델피네 목표지점에서 시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의 시추선 '스테나 아이스맥스'는 이달 14일 시추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코트리피스 장관은 이날 수도 니코시아에서 프랜시스 패넌 미국 국무부 에너지자원 담당 차관보와 면담한 후 이같이 밝혔다.
패넌 차관보는 면담에서 미국 기업이 키프로스의 천연가스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사이프러스메일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앞서 엑손모빌은 키프로스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위해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남키프로스 장관의 발표 전날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부장관은 남키프로스 정부가 허가한 천연가스 탐사는 모두 불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동지중해 해상 영유권을 놓고 남키프로스와 갈등을 빚는 터키는 남키프로스의 독자적 에너지 개발에 반발하고 있다.
터키는 키프로스섬 주변 해역 자원은 키프로스인에게 귀속된 것이므로 북(北)키프로스 튀르크공화국(TNRC, 북키프로스)에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키프로스는 그리스계와 튀르크계의 충돌로 혼란을 겪던 중 1974년 그리스와 가까운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을 침공해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남키프로스가 국제법적으로 인정받는 정식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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