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산업미술대학에서 한지 디자이너 김현주 씨 초청 행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우리 종이 한지가 이탈리아에서 문화재 복원에 사용되기 시작한 가운데 현지 산업디자인 분야로 한지의 확장을 모색하는 행사가 열렸다.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원장 이수명)은 지난 16일 로마 시내에 있는 국립로마산업미술대학에서 한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지 디자이너 김현주 씨를 초청한 가운데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학교 교수진과 학생 약 30명이 모인 가운데 김현주 디자이너가 한지의 제작법과 한지공예 기법을 소개하고, 디자인 소재로서의 한지의 장단점과 가능성을 설명하는 한편 한지를 이용해 직접 입체 오브제를 만들어 보는 순서로 행사가 진행됐다.
질기고 방수 기능이 있는 구겨진 한지를 이용하는 줌치 공예와 한지를 여러 겹 붙여서 입체적 패턴을 만드는 후지 공예 등을 직접 체험한 학생들은 여러 겹을 붙여서 투명성을 조절할 수 있는 한지의 특성에 착안, 사무실 파티션과 조명 갓 등에 한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술적 측면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워크숍에서 체험한 한지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향후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을 제작해 내년 2월 예정된 전시회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전 세계 문화재 복원의 중심지로 꼽히는 이탈리아와 교황청에서 한국의 전통 종이인 한지를 활용해 소장 문화재를 복원하는 사례가 최근 점차 늘고 있어 한지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로마에 있는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PAL)는 2016년 말 이탈리아의 귀중한 유물 '카르툴라'(Chartula) 등 주요 문화재 5점을 한지를 이용해 원형을 되살린 데 이어 최근에는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 대학에서 17∼18세기 쓰여진 학위를 모은 '카타니아의 학위집' 등 다른 2개의 문화재도 한지를 활용해 복원을 완료했다. '카르툴라'는 800년 전 가톨릭의 성인인 성 프란체스코(1182∼1226년)의 친필 기도문이 담긴 문화재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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