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해 중소기업 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56%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8일 발표한 '2017년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평균연봉 기준으로 대기업은 6천460만원, 중소기업은 3천595만원이었다.
대기업대비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전년보다 2.0% 포인트 올라간 것이지만 여전히 임금 격차는 크다고 봐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 급여는 정규직보다 더욱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임금 차이는 훨씬 클 것이다.
이번 통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교해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임금근로자의 상위와 하위 10% 임금 격차는 4.3배로 일본의 2.8배, 뉴질랜드의 2.8배보다 높았다. 2016년에는 22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득 격차가 컸다.
대기업은 수출을 통한 양호한 영업 실적으로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올려줄 수 있으나 중소기업은 내수부진 등으로 임금인상의 여력이 크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생산성보다 높게 임금을 올려주고, 그 부담을 중소 협력업체에 넘기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번 벌어진 임금 격차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중소기업체는 낮은 임금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는 다시 생산성 저하와 함께 저임금을 굳힌다.
홍장표 청와대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이 최근에 열린 토론회에서 대기업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줄여 협력업체 임금인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대기업이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등의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비용부담을 떠넘기는 것을 자제하면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여력이 커질 수 있다.
경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2.3%로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훨씬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사정도 나빠질 수 있다. 물론, 정부 당국이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기업도 협력업체와 상생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탄탄해야 대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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