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소·일 공동선언 복귀가 영토 반환 의미하는 건 아냐"

입력 2018-11-19 00:55  

크렘린 "소·일 공동선언 복귀가 영토 반환 의미하는 건 아냐"
'평화조약 체결 후 쿠릴 2개섬 반환' 선언문 관련 "타협 필요"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협상에서 1956년 소·일 공동선언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 곧 일부 러시아 영토의 일본 반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간) 강조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자국 TV 방송 '로시야-1' 채널의 기획 프로그램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에 출연해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협상 문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페스코프는 "최근 며칠 동안 일부 (쿠릴)섬들을 (일본에) 양도하는 거래가 있다는 등의 여러 정치화된 추측들이 제기되는 것을 봤다"면서 "그렇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일 양국이 1956년 소·일 공동선언에 근거해 평화조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곧바로 어떤 영토를 자동으로 일본에 인도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양국의 국가 이익과 충돌하지 않는 타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는 이어 "러시아는 일본이 다른 나라와 맺고 있는 동맹관계, 특히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러-일) 협상 과정에서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한 해답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앞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 뒤 결과를 설명하면서 "두 정상이 회담에서 소·일 공동선언에 기초해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일각에선 러시아가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실효지배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가운데 2개 섬을 일본에 반환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지금까지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와의 영토문제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956년 10월 당시 소련과 일본은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양국 간 전쟁 상황을 종식하고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 9조에서 소련은 양국 간에 평화조약이 체결된 뒤에 인도가 이루어진다는 조건을 달아 시코탄과 하보마이 등 2개 섬을 일본에 양도하는 데 합의했다.
공동선언은 같은 해 12월 양국에 의해 비준됐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1960년 미-일 신안보조약이 체결된 데 대한 응징으로 소련은 쿠릴 섬 반환 합의를 무효로 했다. 일본 내에서도 4개 섬 일괄 반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소·일 공동선언 이행은 결국 흐지부지됐다.
소·일 공동선언을 기초로 한 러-일 평화조약 체결 방안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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