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알란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이 우루과이에 망명을 요청했다. 수 시간 앞서 페루의 한 판사는 부패 수사와 관련해 그의 여권을 압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18일 밤(현지시간) 우루과이 대사 관저에 들어와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에게 보호를 요청했다고, 우루과이 대사가 페루 외교부에 알려왔다.
가르시아가 브라질의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리마의 한 판사는 같은 날 오후 가르시아 전 대통령을 18개월간 출국 금지해 달라는 검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우루과이 외교부 장관은, 우루과이 정부가 가르시아의 망명 요청을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더 언급하지 않았다. 페루 정부는 우루과이 정부가 가르시아의 망명 요청을 심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불특정(unspecified)'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루과이 대사 관저 밖에는 가르시아에 반대하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가르시아 겁쟁이, 사람들은 당신을 버렸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숫자의 가르시아 지지자들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대사관 안에 머물며 몇몇 가족의 방문을 받았다.
가르시아는 오데브레시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조국에서 18개월 동안 나가지 못하는(confined) 것은 내게 처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대통령으로 재임한 2006∼2011년 리마 지하철 공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올해 69세인 가르시아는 포퓰리스트적인 선동가다. 1980년대 그의 첫 번째 대통령 임기는 초인플레이션과 부패의 만연, 반군 조직 '빛나는 길'의 활동 개시 등으로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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