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방선거 D-5…차이잉원 '탈중국화' 시험대에(종합)

입력 2018-11-19 19:09  

대만 지방선거 D-5…차이잉원 '탈중국화' 시험대에(종합)
2020년 총통선거 전초전…'제2 쯔위 사태' 선거판 흔드나
"'대만'으로 올림픽에" 국민투표 동시에…양안관계 '폭풍전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대만 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2020년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의원(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전초전이어서 집권당인 민진당과 재기를 노리는 국민당이 치열한 '혈전'을 치르고 있다.
19일 대만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2018 중화민국 지방공직인원 선거'가 오는 24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를 통해 타이베이(臺北) 등 6대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 1천여명이 선발된다.
이번 선거는 2016년 차이 총통 집권 후 최초의 전국 단위 선거다.
'탈중국화' 정책을 선명하게 추진한 차이 총통에 대한 첫 중간평가가 이뤄지게 된다.

차이 총통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는 모호한 전략을 취하면서 양안관계(중국 본토와 대만의 관계)는 급랭했다.
그는 외교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제적으로는 동남아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이 외교·군사·경제적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민진당 정부 지지율은 하향 추세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2020년 재선을 노리는 차이 총통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대만 연합보가 지난 9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6%가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관계 처리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는 차이 총통의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만 지방선거는 과거에도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주요한 계기가 됐다.
2014년 국민당 소속인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 치러진 지방선거 때 민진당은 6대 직할시 가운데 4곳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여세를 몰아 2016년 대선에서 차이 총통이 56%의 지지율로 국민당 후보에 압승했고, 민진당 역시 입법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민진당 진영이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국민당은 민진당의 양안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건강한 양안관계가 대만 경제의 순조로운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진당이 기존 자리를 지키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타이베이, 신베이(新北), 타오위안(桃園), 타이중(台中), 타이난(台南), 가오슝(高雄) 등 6대 직할시 시장 선거에서 민진당 후보자 2곳, 국민당 후보자 1곳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나머지 3곳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10개 항목의 국민투표도 동시에 치러진다.
이 가운데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 기존의 '차이니스 타이베이' 대신 '대만'(Taiwan)이라는 명칭으로 참가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가 통과될지가 단연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의 이 같은 움직임이 '변형된 독립 시도'라면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만일 이 국민투표안이 통과된다면 양안관계에 큰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열린 금마장(金馬奬) 영화제 시상식에서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영화인과 친중파 영화인들 간에 대립 상황이 돌출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번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탄 푸위(傅楡) 감독이 단상에서 "우리나라(대만)가 국제 사회에서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소원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국 본토 배우 투먼(?們)이 "'중국 대만' 금마장에 초청해줘 감사하다"고 응수한 데 이어 여배우 궁리(鞏리<人+利>)는 예정된 최우수 작품상 시상자로 나서지 않는 '무언의 시위'에 나섰다. 영화제 후 피로연도 중국 배우들이 대거 보이콧하면서 파행을 면치 못했다.
양안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차이 총통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은 대만이다. '중국 대만'을 수용한 적이 없다"라고 밝히며 논쟁에 가세한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중의 관심이 특히 높은 대중 예술 분야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2016년 '쯔위(子瑜) 사태'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한다.
대만 출신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인 쯔위는 2016년 한국의 한 방송에 나와 대만 청천백일기를 들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강한 비난을 받은 뒤 '반성 동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대만에서 쯔위를 동정하는 여론이 급격히 커지는 역풍이 불면서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 당선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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