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추진연구소 시각전략가, 한콘진 '스타트업콘' 강연차 방한
"NASA 프로젝트 시각화해 쉽게 소개…외계 행성 '여행사'처럼 홍보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오늘 제 강연 주제는 '시잉 더 언신'(seeing the unseen), 즉 보이지 않던 것을 보기입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실존하는 세계와 존재가 있다는 것이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막 날아왔다는 댄 굿즈 설명도, 정체도 알쏭달쏭했다.
굿즈는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일한다. NASA라고 하면 당장 과학자나 수학자, 기술자를 떠올리겠지만 그는 놀랍게도 NASA에서 일하는 '예술가'다.
"흔히 엔지니어만 일할 것 같은 곳이지만, 저는 예술을 전공한 사람입니다. 15년 전 NASA에 이력서를 냈을 때만 해도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몰랐죠."
굿즈는 원래 유리병에 소다를 담아 파는 작은 가게에서 제품 브랜딩을 담당했다. 삶이 바뀐 것은 이 가게를 찾은 한 중국인으로부터 '틀에 갇히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였다. 그는 이후 유리병을 활용해 온갖 기발한 시도를 했다. 자동차에 유리병을 잔뜩 붙인 채 도시를 돌아다니거나, 유리병을 활용해 파이프 오르간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고 쌓여 생각지도 못한 곳(NASA)에 가게 됐죠. 로켓이나 로봇을 보내거나 하는, 새롭고 놀라운 일을 하는 곳 말입니다."
굿즈의 JPL 직함은 '시각전략가'다. 굿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9일부터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는 '스타트업콘 2018' 강연차 서울을 처음 찾았다.
굿즈는 이날 간담회에서 "저는 JPL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한다"라면서 ""과학자와 기술자가 사는 도시 속 창의적인 싱크탱크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굿즈는 NASA 프로젝트를 대중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유리병에 모래알을 담고 이를 현미경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은하수를 이해시키는 식이다.
"NASA는 새 행성을 찾아 나서는데, 매우 낯설고 신비한 곳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를 잘 표현하고 설명하기 위해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죠. 마치 (새 여행지를 홍보하는) 여행사처럼요."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서로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일도 굿즈와 동료의 중요한 업무다.
'연결의 시대, 스타트업이 말하다'는 다른 분야간 '연결'을 바탕으로 이룬 성공사례를 공유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자리다.
영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시크릿 시네마' 창립자인 파비앙 리갈과 국내에도 출간된 책 '멤버십 이코노미' 저자인 로비 켈먼 벡스터도 이날 간담회에 참여했다.
박찬욱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는 리갈은 "영화 속에서 '사는' 느낌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 '시크릿 시네마'로 이어졌다"라면서 "관람객은 영화도 보면서 마치 연극에 참여하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벡스터는 "'멤버십 이코노미'는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라면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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