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표절 의혹·음원유출 질문 막아 눈살
정규 1집이자 마지막 앨범 '1¹¹=1'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그룹 워너원이 해체를 앞두고 첫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을 발표했다.
워너원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규 1집 '1¹¹=1(POWER OF DESTINY)'을 공개했다.
그러나 가요계 한 획을 그은 팀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자리였어야 할 간담회는 주최측의 부적절한 진행으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돼 아쉬움을 샀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은 당초 오는 12월 31일로 해체 시점이 정해졌다. CJ ENM과 매니지먼트사 스윙엔터테인먼트, 11명 멤버 기획사들은 연말 시상식과 연초 콘서트 개최 등을 놓고 활동 연장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멤버들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이대휘는 "이제 컴백했기 때문에 아직 끝을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다. 하루하루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끝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며 "정확히 논의된 바가 없고, 정규앨범 활동을 마치고 나서 얘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들끼리 논의해본 적 없냐는 질문에 하성운은 "저희끼리는 얘기한 적 없다. 앨범 준비에만 힘썼다"고 선을 그었다.
매니지먼트사가 내년 1월 25∼27일 대형 공연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대관한 것과 관련, 리더 윤지성은 "정말 바쁘게 지내느라 콘서트 관련해선 회사에서 전달받은 게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표절 논란과 음원 유출 사고에 대해서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워너원은 지난달 30일 콘셉트 티저에서 뮤지컬 '헤드윅'을 무단 차용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원작자 존 캐머런 미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문제의 영상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향연'을 근간으로 하는데, 향연을 재해석한 결과물인 헤드윅의 '디 오리진 오브 러브'(The origin of love) 문구와 로고 이미지를 차용했다는 게 논란의 골자다. 또 지난 14일에는 워너원 정규 1집 타이틀곡 '봄바람' 음원이 유출됐다.
이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진행자는 "오늘은 워너원 컴백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해당 내용은 관계자들을 통해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릴 테니 양해해달라"고 답변을 막았다.
재차 질문이 쏟아지자 그제야 옹성우는 "아까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옹성우는 "유출 과정은 회사에서 아직 알아보는 중이다. 저희가 어딘가에 전달한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답변을 드려야 할지 어렵다"고 사과했다.
윤지성도 "워너원 콘셉트 포토를 제작할 때 플라톤 '향연' 속 '사랑의 기원'에서 모티프를 땄다. '사랑의 기원'에 대해선 관점이 다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대해선 뭐라 설명해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염려와 걱정을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너원은 지난 1년간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지난해 8월 7일, 2만석 규모 고척스카이돔에서 정식 데뷔 무대를 펼치며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화력은 막강했다. 2017년 가온차트 연간결산에서 앨범 두 장 판매량은 135만5천618장을 기록했다. 또 올해 가온차트 상반기 결산에서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두 장 앨범을 2·3위에 올려놓으며 총판매량 146만3천96장을 기록한 대형 그룹으로 성장했다. 또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14개 도시에서 총 20회 월드투어의 꿈을 이뤘다.
연습생에서 벼락스타가 됐을 때, 앳된 청년들이 느꼈을 혼란도 만만치 않았던 듯했다.
박지훈은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게 돼 혼란도, 행복도 있었다"며 "그래도 저희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신 분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다니엘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워너블에게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엑소, 방탄소년단 등 엄청난 선배님들과 한 무대에 서고, 그분들의 음악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던 게 영광이었다"며 "(해체를 앞두고) '섭섭 시원'하다. 뭐라 말하기 어려운 심정이다. 좋기도 하고 슬플 것 같기도 하고 아주 복잡한 감정"이라고 털어놨다.
김재환은 "워너원으로서 아주 많은 도전을 해왔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없다. 행복하게 무대를 했고, 벅찬 무대들에 세워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다"이라고 했고, 옹성우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해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하성운은 동고동락한 멤버들을 향해 "끝까지 달려와 줘서 대견하고, 옆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애틋함을 전했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봄바람'을 비롯해 '데스티니'(Destiny), '집', '불꽃놀이', '묻고 싶다', '디퍼'(Deeper), '술래', '어웨이크!'(Awake!), '12번째 별', '소나무', '뷰티풀'까지 총 11곡이 담겼다.
앨범 제목 '1¹¹=1'(1의 11제곱은 1)은 '1X1=1', '1-1=0', '0+1=1', '1÷x=1' 등 그동안 연산(戀算) 시리즈를 선보였던 워너원이 운명과 맞서 싸워 다시 만나 하나가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봄바람'은 '우리 다시 만나 봄바람이 지나가면/ 한 번 더 안아줄게 봄바람이 지나가면/ 두렵지 않아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 걱정하지마 그 누구보다 너를 아끼니까'라는 가사로 헤어짐을 앞둔 팬들에게 다음을 기약한다.
워너원은 해체 뒤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윤지성은 "그동안 많은 분이 워너원을 '청춘'이라고 해주셨다. 워너원이 참 좋은 청춘이었다고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다니엘도 "꿈이 있다. 단기간에 이루진 못할 것 같은 목표인데, 많은 분에게 기억되고 싶은 게 목표"라고 거들었다.
워너원 컴백쇼는 오는 22일 오후 6시 엠넷과 M2, 워너원 공식 페이스북, 엠넷 오피셜, 엠넷 K팝 유튜브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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