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기자 암살사건 진실 드러나나…"주동자 신원 확인돼"

입력 2018-11-19 20:13  

몰타 기자 암살사건 진실 드러나나…"주동자 신원 확인돼"
'더 선데이 타임스 오브 몰타' 보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해 10월 차량에 설치된 원격 폭발물이 터지며 목숨을 잃은 몰타의 탐사전문 기자를 살해하도록 명령한 용의자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몰타 신문 '더 선데이 타임스 오브 몰타'는 18일(현지시간)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수사 당국이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의 암살을 지휘한 몰타 국적 용의자로 최소 3명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들 용의자의 이름이나 직업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

직접 만든 블로그에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를 비롯한 몰타 유력 인사들의 비리를 쉼 없이 폭로해 '1인 위키리크스'라는 평가를 받아온 갈리치아 기자는 작년 10월 소형차를 몰고 외출하다가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며 자택 근처인 몰타 섬 북부 모스타에서 53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한 회사의 소유주가 무스카트 총리의 부인이라고 언급해 몰타의 조기 총선을 촉발하기도 한 그의 죽음은 평화로운 휴양지로 비치던 유럽연합(EU) 최소국 몰타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내며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몰타 경찰은 갈리치아 기자의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원격 조종으로 이를 터뜨려 그를 죽게 한 용의자로 몰타 남성 3명을 지난 해 12월 체포해 이들을 살인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하지만, 이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갈리치아 기자의 유족은 암살을 직접 지시한 인물은 몰타의 유력 인사일 것이라고 주장하며, 당국이 사건의 진정한 배후를 밝히려는 의지가 없다고 비난해 왔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아들은 지난 달 "몰타에는 어머니를 살해할 것을 명령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조직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개탄하며 진정한 배후를 밝히지 못한다면 폭약 폭발 단추를 누른 사람만 처벌받는다는 끔찍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갈리치아 기자 살해 사건의 지휘자가 확인됐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유족은 경찰로부터 이에 대한 내용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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