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아이폰 금지"에 쿡 "개인정보 보호 필요" 맞불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두 거물급 인사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거듭 압박하는 양상이다. 직접 마주앉아 싸운 적은 없지만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향해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쿡 CEO는 18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첨단산업은 일정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의회와 행정부가 어느 시점에선 무엇인가(규제)를 통과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큰 신념을 갖고 있지만, 자유시장이 작동하지 않을 때는 일정한 규제를 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촉발한 페이스북 등에 대해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임직원들에 대해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에 대한 반격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가 임직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쓰지 말고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고, 페이스북은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임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것이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운영체제이기 때문"이라며 NYT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실리콘밸리 이웃 격인 두 거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쿡 CEO의 MSNBC 인터뷰가 발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지난 3월 말 MS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러분의 사생활을 밀거래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는 우리에게 인권과도 같다. 그건 시민권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용자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광고를 사업모델로 삼는 페이스북을 꼬집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극도로 입에 발린 말"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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