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자정께 귀가 후 오전 재소환…檢, 양승태 공모관계 집중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61) 전 대법관이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이틀 연속 검찰에 출석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박 전 대법관을 상대로 그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30여개 혐의에 관해 조사를 이어갔다.
전날 오전 9시 30분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법관은 14시간가량이 지난 오후 11시 50분께 검찰 청사를 나섰다. 그의 재출석은 전날 귀가한 지 약 10시간 만이다.
박 전 대법관은 전날 조사에서 재판개입 지시 등 자신이 받는 직권남용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사법행정 2인자'로 꼽히는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 등 재판개입 ▲ 헌법재판소 내부기밀 수집 ▲ 법관사찰 ▲ 비자금 조성 등 불법행위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이 받는 이들 혐의의 대부분은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 조사도 양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관계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분량이 방대함에 따라 박 전 대법관을 이날 이후 한두 차례 더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그를 직속 상관으로 모셨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구속되기 전 네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을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그의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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