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공개(ICO) 규제로 비트코인 5천달러선이 붕괴하는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타고 있다.
20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중 13% 이상 급락한 4천708달러까지 밀리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5천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7일 동안 22%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65%의 하락률을 보였다.
알트코인의 하락세도 가팔랐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캐시는 각각 14.5%, 13.1%의 하락률을 보였고 리플(XRP)은 5%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
CNBC와 블룸버그 등은 지난 16일 미국 SEC가 처음으로 증권 규제에 따라 ICO를 진행하지 않은 암호화폐 업체 2곳에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SEC는 비등록 ICO를 진행한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각각 25만 달러(약 2억8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배상하도록 했으며 디지털 토큰을 증권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미국 증권사기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실버는 블룸버그에 "(ICO) 단속이 세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1~2년 안에 단속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프로체인캐피털의 저스틴 리츠필드는 "매도세는 확실히 진행 중인 (ICO) 단속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 지난주 비트코인 캐시의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를 계기로 폭락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캐시가 하드포크 이후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 2가지로 나눠진 것이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이 지난주 6천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기술적 지지선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토로의 분석가 마티 그린스펀은 "다음 기술적 지지선은 5천달러지만 이 선이 무너진다면 3천5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최근 하락세는 매수자가 우위인 '매수자시장'(buyers market)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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