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장기 방위전략인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에 우려됐던 '적(敵) 기지 공격 능력' 확보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의 반발이 예상되자 관련 내용을 제외한 것이지만, 일본 정부와 여당 자민당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일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전날 한 강연에서 정부가 연말까지 확정할 방위대강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개각 전까지 방위상이었던 그는 현재는 방위대강 개정을 담당하는 자민당 워킹그룹의 좌장을 맡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5월에는 정부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북한 등 적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발사 기지를 공격하는 능력이다.
자위대에 이런 능력이 부여되면 사실상 선제공격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지켜온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깨는 것이 된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방위대강에 관련 내용이 빠질 것임을 공개하면서도 "언젠가 일본의 안전보장 (정책) 중 논의해야 할 과제의 하나다"라며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상대 국가의 영토 내에 있는 시설을 발사 직전·직후 단계에 공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방위상 재직 중에는 "일본은 전수방위를 택하고 있으므로, 대신 공격해 주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라고 말하며 이 분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10년 단위로 마련하는 핵심 방위 전략인 방위대강을 다음달 19일 각의(국무회의) 결정할 계획이다.
새 방위대강의 핵심은 우주 쓰레기와 타국의 수상한 위성을 감시하기 위한 우주 부대의 창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 부대를 통해 사이버와 우주, 전자파 분야 등 새 영역에서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크로스 도메인' 구상도 방위대강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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