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지역서 영업하는 것 부적절"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요르단강 서안 숙소 200여곳의 명단을 자사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겠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점령해 분쟁이 이어지는 곳으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요르단강 서안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 등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기 하루 전 에어비앤비가 이러한 발표를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에어비앤비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땅에서 수익 사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은 요르단강 서안 점령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이스라엘 정부 및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야리브 레빈 이스라엘 관광장관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차별적이다"라고 반발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에서 에어비앤비의 영업 활동을 제한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에어비앤비의 결정을 "긍정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동예루살렘의 숙소들이 삭제 대상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HRW 측은 에어비앤비의 결정을 환영하며 "우리는 2년에 걸쳐 요르단강 서안 사업의 국제법 위반 문제와 팔레스타인 가입자의 진입 차단 문제에 대해 에어비앤비와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 동예루살렘 등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을 내쫓았다. 이후 5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요르단강 서안 주변의 소수민족 거주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에 국립공원을 짓는 등 관광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월 가디언이 입수해 보도한 EU보고서는 이스라엘의 관광사업이 점령지역을 지원하고 정당화하며 확장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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