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서림과 함께 100년 서점 꿈꾼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유희경 시인이 신촌에서 운영하던 시집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이 대학로 동양서림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 6월 경의선 신촌역 앞 건물 '카페 파스텔' 공간 한쪽에 문을 열어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위트 앤 시니컬'은 '카페 파스텔'이 높은 임대료 등 운영상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신촌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 대신 지난 15일부터 혜화동 로터리 동양서림(종로구 창경궁로 271-1) 내부 2층에 마련된 39.7㎡(12평)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대학로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정식 오픈은 12월 1일이다.
유희경 시인은 20일 연합뉴스에 "몇 달 전 동양서림 쪽에서 건물 리모델링을 준비하며 새로운 운영 방향을 문의해 와 함께 고민하다 2층에 있던 오래된 창고를 서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게 됐다. 이후 '위트 앤 시니컬'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서 이곳을 꾸며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동양서림은 1953년 문을 열어 65년째 명맥을 이어가는 유서 깊은 서점이다. 역사학자 이병도의 맏딸이자 장욱진(1917∼1990) 화백 부인인 이순경 씨가 개점해 1980년대에 오랫동안 일한 직원 최주보 씨에게 가게를 넘겼고, 2000년대 들어서는 최 씨 딸 소영 씨가 운영한다. 대학로에 있는 여러 학교 학생들은 물론, 김수영 시인을 비롯한 많은 문인이 드나들었다.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 시인은 "동양서림은 아마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일 것이다. 서울에 100년 된 서점이 없는 게 아쉬웠는데, 동양서림과 함께 그런 100년 된 서점을 지향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위트 앤 시니컬은 12일 1일 정식으로 문을 열면 최근 신작을 낸 나희덕 시인 낭독회를 시작으로 여러 시인을 초청해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출판사에서 근무한 경력과 현역 시인으로서 문학·출판계에 인맥이 두터운 유희경 시인은 동양서림이 그동안 하지 못한 유명 작가 낭독회 등 행사를 적극적으로 기획해 오래된 전통에 더해 독립 서점으로서 고유한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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