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즈 2020 착륙지로 '제제로 크레이터' 최종 결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기 위해 보내는 탐사 로버 '마즈(Mars) 2020'의 착륙지로 고대 삼각주인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가 최종 선정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4년간 60여곳 착륙 후보지를 놓고 과학자들이 논의한 끝에 화성 적도 바로 위에 있는 제제로 크레이터를 착륙지로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시디스 평원(Isidis Planitia)의 서단에 위치한 제제로 크레이터는 지금은 황량하게 변해있지만 약 35억~39억년 전 여러 강과 연결된 500m 깊이의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이 약 45㎞에 달하는 운석 충돌구 분지에 고대 유기물 분자와 미생물의 흔적이 보존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과거 생명체의 흔적이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진흙과 탄산염"을 비롯해 적어도 5종 이상의 암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탄산염암은 물과 대기의 가스, 암석이 상호작용을 해 생성되며 생명체 거주 환경에 대한 단서를 갖고있다.
오는 2020년 7월에 발사돼 이듬해 2월에 화성에 도착하는 마즈 2020의 제1임무는 생명체 흔적을 찾는 것이다. 마즈 2020이 수집한 샘플들은 2020년대 말에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려면 우선 착륙부터 제대로 해야 하는데 착륙지로 선정된 제제로 크레이터가 바위와 암석, 모래 구덩이, 절벽 등이 곳곳에 있어 첫 관문을 넘는 것이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제로 크레이터는 생명체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앞선 다른 탐사임무 때도 착륙 후보지로 검토되다가 지형이 너무 험해 배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화성 대기진입·하강·착륙(EDL) 기술이 착륙 목표지점을 2012년 큐리오시티(Curiosity) 때의 절반으로 좁히고, 위험지역을 피해 착륙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짐에 따라 강행하게 됐다.
NASA 과학자들은 화성 탐사가 미지의 세계를 알아나가는 것을 넘어 이를 통해 지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탐사 프로그램 수석 과학자인 마이클 메어 박사는 착륙지를 발표하면서 가진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화성은 태양계의 지구형 행성 4곳 중 하나로 행성 형성이후 10억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가장 잘 기록돼 있다"면서 "첫 10억년간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따라서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되도록 한 것이 화성 자체에서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성 표면에서 고대 암석이 널려있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지구는 고대 흔적이 대륙판이 이동하면서 사라지거나 흐르는 강물에 씻겨나가 초기 미생물을 이해하는 데는 화성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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