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생명권이 있다…소설집 '무민은 채식주의자'

입력 2018-11-21 10:35  

동물도 생명권이 있다…소설집 '무민은 채식주의자'
동물권 테마 소설집…구병모·권지예·정세랑 등 참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동물권'을 테마로 한 소설집 '무민은 채식주의자'가 출간됐다. 출판사 걷는사람의 초단편 소설집 시리즈 '짧아도 괜찮아' 네 번째 책이다.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인권에 비견되는 동물의 생명권을 뜻한다.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다. 이런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근래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퍼지긴 했지만, 여전히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 역시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번 소설집은 동물권을 테마로 한 소설을 통해 생명 존중 인식·문화를 확산하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이런 뜻에 공감한 구병모, 권지예, 김봄, 김서령, 김연희, 김은, 박상영, 위수정, 이순원, 이장욱, 이주란, 정세랑, 최정화, 태기수, 하명희, 황현진 등 작가가 힘을 보탰다.
"'햄스터'란 글자를 입으로 발음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사육장 안에 갇힌 채 쉬지 않고 새끼를 밀어내고 있는 힘 빠진 어미 햄스터가 먼저 떠올랐다." (김봄 '살아 있는 건 다 신기해')
"그들의 삶과 죽음은 시간이 아닌 무게로 결정되었다. 1.5킬로그램에 도달할 때까지를 살고, 1.5킬로그램에 도달하면 죽음을 맞았다. 그것은 육질이 가장 연하고, 고기 맛이 좋은 무게다. (…) 나는 그들에게 삶다운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보다 엄마의 얼굴조차 모르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웠다." (김은, '오늘의 기원')
동물 시각에서 생각해 보도록 동물과 인간의 위치를 바꿔놓은 이야기도 있다.
"너와 같은 종족, 인간 모두는 이 세상에 온 이상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와 같은 개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개를 주인으로 맞이하여, 이 개들의 세계가 반드시 생명에 대한 학살만을 일삼는 곳이 아니라는, 변명 같은 진실을 알아주기를." (구병모 '날아라, 오딘')
"인육은 맛이 없고 비윤리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맛이 없다는 것은 취향의 문제이므로 존중할 수 있지만, 비윤리적이라는 주장에는 아무래도 동의하기 어려웠다. 인간은 명백한 유해 종이므로 각종 대책을 통해 번식을 막는 것이 좋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휴머니즘 같은 기괴한 논리로 인간이라는 종이 자신을 변호해온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장욱 '무민은 채식주의자')
동물권행동 카라의 한희진 팀장은 추천사로 "이 책에 실린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동물인 '그들'과 인간인 '우리'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 판매 수익금 일부(인세 50%)는 동물권행동 카라에 기부, 유기동물 구호와 동물 권익 수호 활동에 쓴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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