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 탄생…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종합)

입력 2018-11-21 16:19   수정 2018-11-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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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 탄생…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종합)
사임한 멍훙웨이 이어 2020년까지 임기…경찰청 "국가적 쾌거"
러시아 푸틴 대통령 측근 유럽 부총재 국적 누르고 선출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임기창 기자 = 세계 각국 경찰 간 공조와 협력을 총괄하는 인터폴(ICPO, 국제형사경찰기구) 수장에 한국인이 처음으로 선출됐다.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김종양(57,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인터폴 선임부총재가 총재로 당선됐다고 경찰청과 외교부가 밝혔다.
신임 김 총재는 총회 마지막 날 열린 투표에서 함께 출마한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러시아) 인터폴 유럽 부총재를 제치고 총재로 선출됐다.

인터폴 총재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는 전임자였던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전 총재 사임 이후 잔여 임기만 채워야 해 2020년 11월까지 2년간 재직한다.
멍 전 총재는 지난 9월 모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이후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 반(反)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 조사를 받게 돼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김 총재는 멍 전 총재 사임으로 지난달부터 부총재로서 총재 권한대행을 맡았다.
인터폴은 국제범죄와 테러, 재난 등 국경을 넘나드는 치안 문제에 대해 각국 경찰 간 공조와 협력을 총괄하는 협의체로 1923년 설립됐다.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인터폴 회원국은 194개국으로 유엔(193개국)보다 많다. 총재를 포함해 13명의 위원으로 집행위원회를 구성하며, 아시아·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4개 대륙별로 총재 또는 부총재 각 1명, 집행위원 각 2명(유럽은 3명)으로 의석을 배분한다.
인터폴 총재는 집행위원회 대표로 총회와 집행위원회 회의 주재, 인터폴 주요 정책과 계획에 관한 의사 결정, 인터폴 재정·사업 심의·의결 등을 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 중 하나인 인터폴 총재에 한국 출신이 배출됐다는 것은 국가적 쾌거"라며 "인터폴 총재 재임으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상과 역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합격 후 1992년 경정으로 경찰에 입문한 김 총재는 서울 성북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남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쳐 2015년 경기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을 끝으로 제복을 벗었다.
경찰 재직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관과 경찰청 핵안보기획단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 국제업무 관련 보직에도 두루 근무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인터폴 집행위원을, 2015년부터는 부총재를 맡는 등 국제적 업무능력과 인맥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외교부는 총재 선거를 앞두고 각국 재외공관을 통해 주재국 정부 부처를 상대로 김 총재 지지를 요청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김 총재 당선에는 러시아 출신 총재 등장에 대한 서방의 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출마한 프로코프추크 부총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졌다.
미국·영국 등 서방국 정부는 프로코프추크 부총재가 당선되면 인터폴이 푸틴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을 탄압하는 도구가 될 위험이 있다며 김 총재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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