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러 등 병사 휴대전화 허용…민·군 토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는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 36개 부대 병사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고립감이 해소됐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21일 밝혔다.
국방부 이태인 병영문화혁신TF(테스크포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병사 개인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민·군 토론회'에서 지난 4월부터 시범 시행하는 일과 이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현재 36개 부대에서 일과 이후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휴일 오전 9시~오후 10시) 병사들의 개인 휴대전화가 시범 허용되고 있다. 이들 부대 병사 93%가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국방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참고해 내달 중 전면허용 여부 등 관련 정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태인 TF장은 "지금까지 시범부대 병사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군대 내 고립감 해소는 물론 기존 공중전화와 영상전화보다 통신비용이 3만원가량 절감됐다는 반응이 많았다"면서 "휴대전화로 정보 검색이 가능해 동영상 강의 시청 등 자기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병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군사자료 유출 등 보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허용된 시간과 장소를 위반하거나 인가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무단 반입하는 등 사용 수칙을 위반한 사례가 일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TF장은 휴대전화 사용이 고립감과 단절감을 해소하고 내성적인 성향의 병사들이 밝은 모습을 되찾는 데 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영생활관의 TV 채널 선정과 공중전화 사용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마찰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허용되면 병사들의 도박 등 유해 사이트 접속, 고가의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위화감 조성 등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병제인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은 병사 휴대전화를 전면 허용하고 있고, 독일과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파키스탄 등은 카메라 기능과 일과 중 사용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징병제(징병·모병제 혼합 포함)를 택한 중국과 이스라엘, 러시아, 대만, 이집트, 싱가포르, 칠레, 페루 등은 카메라가 장착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일과 이후에만 사용하도록 한다고 이 TF장은 설명했다.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는 베트남, 터키, 브라질로 나타났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방부 발표 후 병영내 개인 휴대전화 필요 여부, 부작용 최소화 방안, 휴대전화 사용의 명암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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