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축사난립으로 농업용수 오염 우려
(화성=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무분별한 축사난립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화성 남양호의 수질악화가 우려되자 경기 화성시가 남양호 일대를 가축사육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
화성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축사육제한구역 중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지역 지정 및 지형도면 고시'를 행정 예고하고 다음 달 10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이 고시는 시가 올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화성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서 정한 가축사육제한구역에 남양호 주변 장안·우정면 일대 6개 읍·면, 43개 리에 걸친 143㎢ 지역을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500m(소·말·사슴·양), 700m(젖소), 1천300m(돼지·닭·오리·개) 이내에 가축분뇨배출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거리 제한 규정만 두고 지역을 특정하지 않아 수도권 최대 곡창지대 중 한곳인 화성시 장안·우정면 지역에 축사가 무분별하게 난립하면서 이 지역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남양호 수질 악화가 우려됐다.
개정안 시행 전에 이미 건축허가를 받거나 신청한 사람은 축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두는 바람에 인근 평택·안성 지역 축산업자들이 대거 화성 장안·우정면 지역에 축사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안면에 227개소, 우정면에 182개소의 축사가 허가를 받았다.
그러자 장안·우정면 지역 농민들이 시위까지 벌이면서 "축산 난립으로 농경지 용수원이 오염돼 쌀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며 축사신축 규제 강화 등을 화성시에 요구해왔다.
농민과 환경단체의 반발과 민원이 거세지자 화성시가 뒤늦게 남양호 일대를 가축사육제한구역으로 지정해 앞으로 어떠한 축사도 신축이나 증축을 하지 못하도록 고시하게 됐다.
이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분별하게 축사허가를 내주고 '뒷북행정'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화성시는 내년도 환경지도과에 전담팀을 신설해 기존 축사에 대해서도 철저한 지도와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박윤환 환경사업소장은 "화성의 젖줄과도 같은 남양호가 농업용수로 사용하기에도 매우 나쁜 상태로 악화하여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남양호 물줄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맑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양호는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우정면과 평택시 포승면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로 농업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1973년 조성됐다.
유역면적은 209㎦, 수면적 8㎦, 총저수량 3천148만9천t이며, 인근 3천448㏊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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