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인 국어사전…성차별 표현 많아"

입력 2018-11-22 10:00  

"시대착오적인 국어사전…성차별 표현 많아"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국어사전 성차별성 모니터링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주로 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 주로 여자는 아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과 관련된 여자로서의 구실'
각각 '사내구실'과 '여자구실'에 대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다.
남성은 성을 즐기고 향유하는 주체로, 여성은 출산과 양육을 담당해야 하는 모성을 지닌 존재처럼 표현됐다.
이처럼 국어사전 단어 뜻풀이와 예문에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 네이버와 함께 실시한 국어사전 성차별성 모니터링 결과다.
모니터링은 지난 5월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등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국어사전 뜻풀이와 예문에 '여자' 또는 '남자'가 포함된 단어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뜻풀이 분석 결과, 770개 단어 중 92개 단어가 성차별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거나(35건, 38.1%)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며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단어(20건, 21.7%)가 많았다.
예컨대 '댄서'의 경우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로, '작업'은 '남자가 여자를 꾀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규정했다.
'왈가닥'을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로 풀이하는 등 고정된 성별 이미지를 적용해 정의한 단어도 있었다.
4천121개 예문 중 성차별적 예문은 204개였다. 성차별적이거나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단어가 포함된 예문이 70건(34.3%)으로 가장 많았다.
단어 '계집'에서는 '술과 계집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 같다'라는 예문이 검색됐다.
'색시'의 예문에는 '시집가는 색시가 연지와 곤지를 찍는 건 신랑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는 문장도 있었다.
또한 '여성의 가사노동은 요리사, 세탁부, 청소부, 가정 교사 등의 노동을 합쳐 놓은 종합 노동이다', '그녀는 결혼할 때 이미 처녀가 아니었다' 등 성역할 고정관념이 예문에 강하게 들어가 있거나 해당 성별이 지녀야 할 태도, 행동, 외향 등을 규정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네이버는 1차 개선작업을 통해 예문 31건을 어학사전 검색에서 제외했고, 추가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사전 편찬 관계자들이 단어와 예문 속에 내재된 성차별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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