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성공 땐 멧돼지·고라니 등 체계적인 포획 계획 수립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이번 겨울 청주 흥덕구 비하동의 부모산(해발 232m)에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이 뜬다.
먹이를 찾아 민가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멧돼지나 고라니 등 유해동물의 마릿수 파악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열화상으로 동물 종류 및 마릿수가 파악된다면 체계적인 포획 계획 수립과 유해동물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청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1∼10월 1천372마리의 유해동물이 포획됐다. 고라니가 1천161마리로 가장 많고 멧돼지 192마리, 꿩·비둘기·까치 19마리 등이다.
고라니와 멧돼지 등 1천952마리의 유해동물이 포획된 지난해보다는 30%(580마리) 적지만 겨울철이면 포획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아직은 증감 여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지난 13일 밤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서는 90㎏에 달하는 멧돼지가 택시에 치여 죽었는데, 도심이 더는 유해동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재차 확인된 사례다.
유해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도 작지 않다.
지난해 76건 8만6천251㎡의 농경지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올해 피해 면적도 이달 현재 64건 7만8천870㎡에 달한다.
청주시가 지출한 피해 보상 금액은 작년 한 해 7천만원이었고, 올해 1∼11월 6천500만원이다.
청주시는 열화상 드론으로 유해동물 식별이 가능하다면 촬영 지역을 확대, 관내 전역은 어렵더라도 피해가 큰 일부 지점을 중심으로 유해동물 마릿수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유해동물 출몰이 잦은 도심 부근의 산이나 농작물 피해가 큰 미원·낭성 지역의 산지 촬영이 검토될 수도 있다.
관건은 열화상 영상물로 유해동물의 종류 및 마릿수 파악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낮 최고기온이 25도 안팎까지 올랐던 지난달 초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를 시험 촬영했을 때 백로 무리가 큰 점으로 표시됐는가 하면 어떤 동물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확인됐다.
청주시는 기온이 높아 발생한 문제일 수 있다고 보고 수은주가 낮에도 영하권 가까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부모산 일대에서 시험 촬영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새끼들이 어미 뒤를 따라다니는 습성을 가진 멧돼지 가족이 열화상 영상물에서 점선으로 표시되는 식의 성과물이 나온다면 청주시는 추가 촬영 및 포획 계획 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몇몇 지역을 촬영해 얻은 개체 수를 기준으로 관내 전체의 유해동물 마릿수를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추산은 가능하다"며 "영상물이 깨끗하다면 체계적인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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