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현 건설협회장 "생활형 SOC는 명칭만 바꾼 것…일자리창출 효과 미미"
최근 4년 공공공사 37%가 적자…"적정공사비 지급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대한건설협회 유주현 회장은 22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SOC(사회간접자본)가 답"이라며 내년 SOC 예산의 실질적 확대를 요청했다.
유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업계는 현재 정부가 발표한 내년 슈퍼예산안 중 유일하게 SOC 예산만 감소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내년 SOC 예산을 최소 25조원 이상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10년 만에 최대인 내년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SOC 예산이 18조5천억원으로 올해보다 4.5%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국회를 거쳐 확정된 올해 SOC 예산안이 19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내년 예산은 2.3% 감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또 "정부의 생활 SOC 예산은 기존 문화·체육·복지·관광 등의 예산 항목 중 건설업과 일부 관련 있는 항목을 생활 SOC로 명칭만 바꾼 것"이라며 "건설업과 전혀 무관한 항목이 다수 포함돼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경제적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SOC 예산 확대를 최소화하는 대신 8조7천억원의 '생활 SOC' 예산을 편성했다.
유 회장은 공공사업 공사비도 현실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예정가액이 12.2% 하락했고, 중소건설업체가 주로 수주하는 적격심사제의 낙찰 하한률은 17년간 고정돼 있어 실질 낙찰가율이 공사비의 70%대로 떨어졌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협회가 지난 2014∼2017년까지 4년간 준공된 공공공사 129건의 준공 실행률을 조사한 결과 48건(37.2%)이 100%를 넘어 적자를 기록했다.
유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공공공사를 위주로 하는 건설업체 1천900개사가 폐업을 했는데 이는 전체 건설사의 16%에 달하고, 공공 토목공사만 수행해온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6.98%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이윤은 고사하고 일반관리비조차 못 남기는 적자공사를 하고 있음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유 회장은 "공사비 부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건설현장의 안전과 고용 여건이 지속해서 나빠지면서 산업기반의 붕괴 위기감도 팽배하다"며 "제값 받고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풍토가 될 수 있도록 적정공사비 지급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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