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신 위안화·루블화 사용 확대 추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융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양국 간 무역 대금을 중국 위안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직접 지불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방안을 중국 지도부와 논의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어떤 통화도 시장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그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에 우리가 의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해 달러 의존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 거래의 42%는 달러로 이뤄진다.
이에 미국은 스위프트를 이란 등에 대한 경제제재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정부 지원 등으로 미국 제재를 받는 러시아로서는 스위프트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네이선 차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심화하면 스위프트는 한 국가를 제재할 수 있는 잠재적 수단이 된다"며 "새로운 지불 시스템 개발은 위안화 국제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촉진 외에 미국 제재 회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유 수출국들이 대부분 달러 결제를 선호하고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국제무역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중국 유니언페이 카드를 러시아에서, 러시아 미르 카드를 중국에서 사용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가 2014년 1천억달러(약 113조원)에서 2020년에는 2천억달러(약 22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대외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1%에서 지난해 15%로 커졌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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