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정상회담 풍향계' 북미고위회담 월말 개최 촉각

입력 2018-11-23 09:35   수정 2018-11-23 15:34

'남북·북미정상회담 풍향계' 북미고위회담 월말 개최 촉각
이달 중 열려야 연내 김정은 답방·철도착공·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청신호'
긍정적 신호 잇따라…北 호응시 27일 전후 개최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현재 북미가 한 차례 연기한 뒤 재추진하고 있는 고위급회담이 이달 말 열릴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이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추진되는 남북미 연쇄 외교 일정의 순조로운 성사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조속히 열려야 내년 초 개최가 목표인 제2차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의 윤곽이 잡힐 수 있고, 그래야만 정부가 추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준비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을 돌이켜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당시 중앙정보국 국장)이 정상회담 두 달 전에 극비 방북해 회담 논의를 가속했다.
또 고위급회담으로 북미 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협상의 긍정적 동력이 이어져야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를 넘어 착공식까지 원활히 이뤄지는 등 남북교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최근 양측이 주고받는 신호는 긍정적이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 계기에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같은 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내년 한미연합 야외 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 절차가 수일 내에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는 등 한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남북교류도 다시 순항할 환경을 갖췄다.
북한도 최근 정면으로 미국과 부딪치기보다는 선전 매체를 통해 대북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정도의 메시지 발신에 그치는 등 곳곳에서 북미가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담 이전 북한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밝히면서 세부 비핵화 로드맵에서도 북미 양측이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워킹그룹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기자와 만나 고위급회담 추진 동향에 대해 "(회담이 연기된 뒤) 양측이 아주 침착하게 서로 대응했고, 그 이후 아주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이달 안에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려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내년 초 정상회담 개최를 전제로 필요한 시간을) 역산하면 그럴 것도 같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만약 이달 말 회담이 성사될 경우 현실적으로 27일 전후 개최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22일) 이후로 휴일이 이어지고, 30일부터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의 요구로 이미 한 차례 고위급회담이 연기되고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 비핵화가 "먼 길이 될 것"이라며 시간에 쫓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결국 주고받을 '카드'의 종류와 순서에 북미가 최종 합의하느냐에 따라 고위급회담은 조속히 개최될 수도, 더 미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워킹그룹 이후 철도조사 제재예외 방향과 펜스 부통령의 핵목록·타임라인 관련 언급은 미국으로서 굉장히 양보한 것"이라며 "고위급회담, 김정은 위원장 답방 등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 내부적으로는 이런 양보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 측이 요구 수준을 낮춘 만큼 우리로서는 북한이 합의 사항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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