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중 담배를 피우면 태어난 아이가 비만해지기 쉬운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켄터키대학 약학대학의 레린 레이놀즈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담배를 피우면 담배 연기 속의 화학물질이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 들어가 지방 촉진 단백질인 케메린(chemerin)을 증가시킴으로써 유전적으로 비만 체질을 심어놓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2일 보도했다.
남성 신생아들의 포경수술에서 얻은 포피(foreskin)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 담배를 피운 여성에게서 출생한 아이는 임신 중 담배를 피우지 않은 아이보다 포피세포에서 훨씬 많은 케메린이 검출됐다고 레이놀즈 교수는 밝혔다.
케메린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비만한 사람의 경우 혈중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신생아로부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포피를 이용했지만, 포피는 지방 같은 다른 조직과 유사한 성분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포피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된 아기는 케메린의 양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의 하나인 DNA 메틸화(methylation)가 감소하면서 케메린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DNA에 소분자들이 달라붙어 해당 유전자가 신체로부터 오는 생화학적 신호들에 과잉 또는 과소 반응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임신 중 흡연이 지방세포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레이놀즈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남성 신생아만 대상으로 했지만, 다음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 신생아의 탯줄에서 채취한 세포에서 케메린의 양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리학회 학술지 '실험생리학'(Experimental Phys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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