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극우정당 지도자가 반이슬람 활동으로 유명한 극우단체 지도자를 개인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극우 성향을 한층 강화했다.
2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독립당(Ukip)의 제라드 배튼 대표는 토미 로빈슨 '영국수호리그'(EDL) 창설자를 개인특별고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영국수호리그'는 반 이슬람 강경주의를 표방하는 극우단체다.
본명이 스티븐 엑슬리 레넌인 로빈슨은 지난해와 올해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슬림(이슬람 교도)의 재판이나 법정을 오가는 피의자 모습을 생중계하다가 법정모독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체포 및 형 선고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풀려났고, 현재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로빈슨은 폭행과 마약, 공공질서 위협 등으로 기소된 적이 있고, 대출 사기는 물론 다른 사람 여권으로 미국에 입국을 시도했다가 수감된 적도 있다.
배튼 대표는 로빈슨을 입당시키려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일단 개인고문으로 영입키로 했다.
로빈슨은 무슬림 성매매 조직폭력단인 '그루밍 갱'(grooming gangs) 및 감옥과 관련해 배튼 대표에게 조언을 할 예정이다.
로빈슨은 최근 '그루밍 갱'에 반대하는 활동가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구축하고 있다.
배튼 대표는 "로빈슨은 이들 주제에 대해 매우 풍부한 식견을 갖고 있다"면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튼은 올해 대표직을 맡은 뒤로 영국독립당의 반이슬람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당 정책에서는 이슬람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중지하고, 무슬림 죄수를 위한 별도 감옥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당내에서도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영국독립당의 지도부 중 일부는 배튼 대표가 반이슬람 정책을 강화하기보다는 한때 영국독립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이끌었던 브렉시트(Brexit) 반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독립당은 유럽연합(EU) 탈퇴를 기치로 내걸면서 2015년 총선에서 총 투표수의 12.6%에 해당하는 388만표를 얻어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지방선거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과 올해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하면서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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