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주는 부모' 얼굴·실명 공개…"방법이 없다"

입력 2018-11-24 10:58  

'양육비 안주는 부모' 얼굴·실명 공개…"방법이 없다"
양육비 해결모임, 학력·직업 등 정보 포함 사진 전시…"이게 옳다고 생각"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갈라선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자녀 양육에 고통받는다는 이들이 모여 상대의 얼굴은 물론 이름, 학력, 직업 등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자녀 양육비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양육비 해결모임'(이하 양해모)은 24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배드 파파 & 배드 마마' 얼굴 공개 사진전을 열었다.
'나쁜 아빠와 나쁜 엄마'를 뜻하는 행사 이름에서 보듯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첫눈이 내리는 가운데 남자 187명, 여자 17명의 사진이 대형 패널에 붙어 거리에 내걸렸다.
일부 사진에는 영정사진처럼 검은 테이프가 붙었다. 양해모 측은 미지급 양육비가 수천만 원 단위 이상이거나 10년 넘게 양육비 요구에 답하지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진의 밑에는 이름과 함께 졸업한 학교, 거주지, 출생연도, 전·현 직장 등 자세한 개인정보도 적혔다.
A(47) 씨는 20년 전 이혼 이후 양육비 1억7천만 원을 주지 않았다는 전 남편 사진을 전시하고서 "아이가 이제 20살인데 일단 군대부터 보내려고 제가 대학을 포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이던 올해 2월 재판에서 판사가 전 남편에게 '졸업 선물로 양육비를 보내주라'라고까지 했는데 (받을) 방법이 없다"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법은 바뀐 게 없다"고 토로했다.


전시회 한쪽에선 양해모 회원들이 '나쁜 당신들을 초대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양육책임 미이행자 아동학대 처벌법 도입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양해모 임시 대표를 맡은 구본창(55) 씨는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분은 여기 와서 힘으로 (전시회를) 제압하겠다고 하기도 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이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해모는 이날 오전까지 전시회를 연 다음 오후 회원 총회를 열어 비영리단체 등록을 논의할 계획이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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