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리그전·공동연구로 실력 쌓고 체력훈련·심리상담도 받아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목표로 기량 발전시키겠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프로기사는 실력이 중요하죠. 하지만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선 실력에 체력과 집중력, 멘탈까지 어우러진 경기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바둑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제20회 농심신라면배가 열리는 부산으로 전지훈련 온 목진석 감독의 설명은 명쾌했다.
프로기사는 실력이 기본 바탕이지만 대국에서 이기기 위해선 다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전 위주인 바둑에도 국가대표가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팬들도 있지만, 한국기원은 2014년부터 국가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상위 랭커들을 모아 대표팀을 운영 중인 중국기원에 밀리는 기미를 보이자 한국기원도 주전 선수들의 공동 훈련과 연구, 어린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국가대표팀을 구성했다.
유창혁 전 사무총장이 초대 감독을 맡았고 2016년 12월부터는 목진석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팀은 코치가 4명이고 선수는 남자 대표팀 16명, 여자 대표팀 8명, 18세 이하 육성군 8명, 15세 이하 영재팀 6명 등 총 38명으로 구성됐다.
목 감독은 "한국기원이 대표팀을 구성하기 전에는 기사들끼리 삼삼오오 연구회를 하곤 했는데 국가대표팀에서 공동연구를 하니 시너지 효과가 훨씬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대표선수들의 주간 일정은 빡빡하다.
공식 경기가 없으면 매일 한국기원 4층에 마련된 국가대표 훈련소에 출근해 내부 리그전과 공동연구를 한다.
내부 리그전은 실전 못지않게 치열하다.
리그전 성적을 6개월마다 집계해 승률이 떨어지는 기사는 대표팀에서 탈락한다.
영재팀은 토요일에도 모여서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
목진석 감독은 "성인 대표선수들의 실력을 키우고 유지해야 하지만 영재들의 기량이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린 기사들의 숫자나 기량이 중국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영재 기사들의 기량 향상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진석 감독 부임 후 대표팀 훈련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목 감독은 매주 수요일 오후는 체력훈련이 날로 정해 인근 체육관에서 축구나 족구 등으로 단체 운동을 한다.
또 심리상담 과정도 마련했다.
목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대표팀을 도와줄 심리상담사를 직접 섭외했다. 현재는 선수들이 월 2회씩 상담을 받고 있다.
목 감독은 "일부는 심리상담을 부담스럽고 낯설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편하게 여겨 경기력에 도움을 받는 선수도 많다"고 전했다.
바둑대표팀은 목 감독 취임 첫해인 지난해 농심신라면배에서 중국의 5연패를 저지하고 우승컵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판팅위 돌풍'에 휘말려 부진에 빠졌다.
목진석 감독은 "지금은 한국 바둑이 중국보다 전력이나 층이 처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바둑이 재진입한다는 점을 목표로 어린 선수들의 기량과 경기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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