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자원으로 출발해도 '삼각편대'…활력소 역할 톡톡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는 적장도 인정할 정도로 거센 신바람을 타고 있다.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에 역전패한 KGC인삼공사의 서남원 감독은 경기 후 "GS칼텍스의 기세가 워낙 좋네요. 그렇지 않아요?"라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이 경기에서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가 정상의 컨디션을 보이지 않자 2세트부터 과감히 제외하고 토종 선수로만 경기를 진행해 반격에 성공했다.
교체 투입돼 GS칼텍스에 상승세를 안긴 선수가 바로 표승주다.
표승주는 1세트 13-16으로 밀리는 위기 상황에서 세터 안혜진과 함께 교체 투입돼 4세트까지 블로킹 2개 등 15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선발 출전한 이소영(24득점), 강소휘(23득점)와 공격 시너지를 극대화, 완벽한 '토종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차상현 GS칼텍스는 "승주가 계속 어려운 상황에서 잘해주고 있다"며 "믿고 쓰는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표승주는 벤치 멤버로 경기를 시작해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버팀목 역할까지 하고 있다.
선발 자원으로도 손색없는 공격수인 표승주가 교체 선수로 대기하고 있기에 GS칼텍스는 더욱 위협적인 팀이 됐다.
차 감독은 "혜진이나 승주가 위축돼 있었다면 투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감 있는 표정이 보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입했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승주 언니는 저의 정신을 잡아주시는 분"이라며 "소영 언니와 승주 언니가 잘해주고 있어서 저는 전혀 부담 없이 편하게 하고 있다"며 표승주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승주는 '긍정의 힘'을 믿으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했다가 중간에 교체됐다. 경기에 처음부터 들어가면 늘 부담감이 있다. 교체 선수로 대기하면 처음에는 경기를 물러서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저에게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마음을 조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표승주는 지난 시즌 경기 중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중도 이탈했던 경험도 쓴 약으로 삼고 있다. 벤치 멤버로 시작해도 경기의 활력소 역할을 하는 원동력이다.
표승주는 "작년에 팀 분위기가 안 좋을 때 다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팀의 분위기를 뒤에서 바라보면서 슬픈 기억이 많았다. 그 시간이 약이 됐다. 저에게 득이 되는 것 같다"며 "올해 잘하고 있어서 저는 너무 좋다"며 웃었다.
그는 "올해 우리 팀은 모든 공격수가 다 책임감을 갖고 끝내자는 마음이 크다"고 자랑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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