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력 약하지 않다. 한번 해볼 만하고 해보고 싶다"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양상문(57) 전 LG 트윈스 단장이 롯데 자이언츠의 새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롯데는 26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김창락 사장, 이윤원 단장 등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양상문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롯데는 지난달 19일 계약 기간 2년이 남은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고 양 전 LG 단장을 제1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양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팀 연고지 부산 출신으로 198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양 감독은 1군 투수코치를 거쳐 2004년 롯데 감독으로 취임해 4년 연속 리그 최하위의 팀을 5위에 올려놓는 성과를 보여줬다.
당시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등을 발굴해 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 양 감독이다.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롯데 감독직에서 내려와 해설위원을 거쳤고, 2014년부터 LG로 둥지를 옮겨 감독과 단장을 지낸 양 감독은 다시 고향 팀으로 돌아왔다.
양 감독은 "롯데는 코치 시절까지 4번째 오게 된 팀"이라며 "영광스러운 기회를 안았다. 부산 야구팬들이 원하시는 게 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오자마자 큰소리치기는 어렵다"고 웃으며 말한 뒤 "차근차근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전만 해도 포스트시즌은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평가됐지만 '가을야구'는커녕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선발진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롯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리그 최하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횟수는 43번으로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양 감독은 "타격은 10개 구단 중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한 시점에 점수를 내는 방법에 대해선 좀 더 훈련을 통해 향상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또 투수들을 양적으로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 내부 자유계약선수(FA)인 노경은과 재계약 협상 중인 사실을 소개한 뒤 외부 FA 영입에는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끄는 두산 베어스 출신의 FA 포수 양의지에 대해서는 팀 내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지켜보겠다며 선을 그었다.
양 감독은 "젊은 포수 4명의 능력을 지켜볼 생각이며, 그들이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밖에서 보기에 부족할 수도 있지만, 다른 부분을 강화해 내년 시즌에는 허점이 없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의지 영입 계획은 없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단정은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을 만들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강한 포수가 있어야 한다. 포수가 강해야 투수도 강해진다는 게 야구계의 속설이다. 하지만 반대로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 포수를 강화하는 것보다 우리 투수진의 능력을 높인다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롯데에 다시 감독으로 돌아와 부담스럽긴 하지만 인생은 부딪쳐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또 우리 팀 선수 구성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번 해볼 만하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리 부산, 롯데 팬들이 원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내가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단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 "팀 전력 약하지 않다"…사직구장서 취임식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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