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건보공단 자료 공개 "비대위 공개사과해야"…비대위 "회의 거쳐 입장 발표"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최근 이전이냐 증설이냐를 놓고 김해 장유소각장 인근 주민과 시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소각장 주변 주민 가운데 암 환자 발생률이 경남이나 김해지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확보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전국, 경남, 김해, 김해 장유1동 암 환자등록 현황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해시 전체 암환자는 2013년부터 2천124명, 2천31명, 2천134명, 2천307명, 2천593명으로 5년 평균 2천238명이었다.
이 기간 소각장이 있는 장유1동 암환자는 같은 기간 212명, 180명, 210명, 238명, 223명으로 평균 213명이었다.
이를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로 환산한 결과 김해시 전체와 장유1동은 2013년부터 407명·382명, 385명·327명, 404명·385명, 436명·432명, 487명·391명, 평균 424명·383명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장유1동 지역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26%, 경남 평균대비 28%, 김해 평균 대비 10%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소각장 증설에 반대하고 이전을 촉구해온 박원주 비대위원장이 방송 인터뷰와 기자회견, 주민 집회 등에서 모 대학병원 교수의 말이라며 '장유지역에 암환자가 많다'고 주장해온 것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임이 명백해졌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어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해 많은 피해를 준 박 비대위원장에게 대시민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암 환자 현황자료를 두고 각 읍·면별 연령대별 인구 구성 등 인구통계학적 특징 등을 정밀하게 따져 비교 분석해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상대적으로 10~40대 연령층 구성비가 높을 경우 암 환자 비율이 낮을 수 있고 전 출입자 비율 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시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소각장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A동 암환자와 10만명당 암환자 수를 비교했을 때 5년 평균으론 3% 정도 장유1동 암 환자가 더 많았다. 세부적으론 2015년엔 16%, 2016년엔 12%가량 A동보다 장유1동 암환자가 많았다.
한편 시는 지난달 주민 비상대책위와 갈등으로 무산됐던 부곡동 악취실태조사와 소각장 다이옥신 측정을 최근 새롭게 구성된 제5기 부곡주민지원협의체와 협의해 재추진하기로 했다.
부곡주민협의체는 소각장 인근 주민 지원 등을 시와 협의하는 법정기구다.
지난 23일 출범한 제5기 협의체 6명의 주민 위원 가운데 비대위 관계자도 포함됐고 임원도 맡은 것으로 알려져 협의체가 그동안 시와 '밀실협약' 구설에 휘말렸던 데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판돌 시 환경위생국장은 "새로 구성된 부곡주민지원협의체와 앞으로 법적 틀 안에서 의견을 수렴해 소각시설 현대화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제 비대위도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55만 시민의 입장에서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주민 비대위 측은 "그동안 주민들이 그렇게 요구해온 암 관련 통계 조사를 지금까지 미뤄온 이유를 모르겠다"며 "간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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