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경기' 김시훈 "코트 들어와 보니, 나가기 싫다"

입력 2018-11-26 21:36  

'인생 경기' 김시훈 "코트 들어와 보니, 나가기 싫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생애 최고 경기를 펼친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센터 김시훈(31)이 데뷔 첫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시훈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의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 블로킹 5개 포함 11득점(공격 성공률 85.71%)을 올리며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와 어색한 웃음을 짓던 김시훈은 "프로 되고 처음 인터뷰를 한다"고 말했다. 2009-2010시즌 입단한 김시훈은 데뷔 이래 이날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고도 했다.
이전까지는 주전으로 제대로 뛰어본 적이 없었다는 김시훈은 인터뷰 중 주전으로 도약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가 3년 동안 코트에 제대로 못 들어갔다. 신영철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더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시훈은 "코트에 들어와 보니 나가기가 싫더라. 뭔가 살아있다는 느낌도 받는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 4살, 1살 두 아이의 아빠라며 "분윳값 많이 벌어야 한다"며 웃었다. 꾸준히 인생 경기를 경신해야 하는 이유다.
김시훈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신영철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시훈은 "오늘 제 블로킹이 특별히 좋았다기보다는, 관리를 잘했다. 감독님께서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의 몸 상태를 잘 챙겨주시고 신경 써 주신다"고 설명했다.
또 전날 훈련할 때 청백전에서 자신의 제외한 신 감독의 '특단 조치'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김시훈은 "제가 연습할 때 집중을 잘 못 했는데 감독님께서 바로 보시고 맞춤 소통을 해주셨다"며 "오늘 그 효과가 나온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미들 블로커가 약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 감독님께서 센터들의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시훈이가 주전을 못 뛰다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안 놓치려고 집중하더라"라며 "시훈이가 잘해줬다"며 대견해 했다.
김시훈은 "앞으로 공 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블로킹도 많이 잡겠다. 매사 준비하겠다"며 활약을 이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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