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일원, 때이른 눈폭풍…34만여 가구 정전·교통 대란

입력 2018-11-27 08:55   수정 2018-11-27 14:07

美시카고 일원, 때이른 눈폭풍…34만여 가구 정전·교통 대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일원에 기록적인 눈폭풍이 몰아쳐 항공편 운항이 무더기 취소되고 34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 현재 시카고 시 공식 기상 관측소가 있는 오헤어국제공항 적설량은 21.3cm, 북서 교외 맥헨리 카운티 불 밸리에는 33.3cm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 사이 시카고와 인근 교외 도시에 '눈보라 경보'(Blizzard Warnings)가 발령되고, 최대 시속 80k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렸다.
곳에 따라 시간당 5cm에 달하는 눈이 쏟아져 '시계 0' 상태(whiteout)가 되면서 추수감사절 여행객들이 귀가길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6일 오후 4시 기준 시카고 양대 공항인 오헤어공항과 미드웨이공항에서 1천300여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이·착륙 시간도 오헤어공항의 경우 평균 80분 지연되고 있다.
출근길 도로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이뤘고, 도로 곳곳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들이 추돌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기차와 전철 운행도 철로 제설작업 및 설비·신호등 고장 등으로 인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전력 공급업체 컴에드(ComEd)는 25일 저녁 7시 이후 시카고 일원 34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26일 오후 3시 현재 14만2천여 가구가 아직 단전 상태다.
시카고 시 교육청(CPS)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외 지역 학교는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기상청은 "눈보라 경보는 대체로 겨울이 깊어진 1·2월에 발령된다"며 11월에 내려진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오헤어공항 11월 적설량 기준으로 보면 1895년 이래 5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기상청은 시카고 일원의 기온이 오는 29일까지 계속 영하권에 머물면서 쌓인 눈이 쉽게 녹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눈의 무게와 강풍으로 인해 또다른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한편 일리노이 서단 몰린에도 최대 35cm의 눈이 내리는 등 미 중서부가 폭설로 뒤덮여 있다. 그외 눈이 많이 내린 곳은 아이오와 주 오스카루사 43cm, 캔자스 모로우빌 36cm, 위스콘신 주 레이크 제네바 30cm, 네브래스카 네브래스카 시티 25.4cm, 미주리 주 세인트 조지프 22cm 등이다.
25일과 26일 이틀간 눈폭풍의 영향으로 운행이 취소된 항공기는 전국적으로 2천800여 편에 달한다.
26일 오전 미시간 주 아이오니아 카운티 M-66 도로에서 승용차가 빙판에 미끄러지며 픽업 트럭을 들이받아 승용차 운전자(48·여)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chicagorho@yna.co.kr
[로이터제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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