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러 선박, 韓정유사 연료제공 거부로 부산항 못 떠나"

입력 2018-11-27 10:33  

"美제재 러 선박, 韓정유사 연료제공 거부로 부산항 못 떠나"
RFA 보도…"세컨더리 보이콧 의식해 연료 제공 안 해"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대상인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가 한 달 넘게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이유는 한국 정유회사들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기업·개인에 대한 제재)을 의식해 연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이 선박을 소유한 러시아 해운회사 '구드존'의 알렉세이 부사장은 RFA에 "GS 칼텍스, 현대오일과 같은 한국의 대형 정유회사들이 연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으려는 이들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세바스토폴호에 연료를 공급할 경우 제3자 제재를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렉세이 부사장은 다른 소규모의 정유회사들을 대상으로 소량의 연료를 받는 길을 찾고 있다며 연료가 채워지는 대로 세바스토폴 호가 러시아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는 '선박 대 선박' 환적을 통해 북한으로 석유·정유 제품 반입을 돕고 있다는 명목으로 지난 8월 세바스토폴호를 포함한 러시아 선박 6척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정부는 지난 9월 수리를 하기 위해 부산항에 입항한 세바스토폴호를 상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를 조사했으나 결의 위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지난달 초 출항보류 조처를 해제했다.
그러나 세바스토폴호는 출항보류 조처 후에도 부산항을 최근까지 떠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21일 "자체 사정으로 아직 출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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