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으로 美 눈치 보느라 항모건조 속도 늦춰"

입력 2018-11-27 11:00   수정 2018-11-27 11:39

"中, 무역전쟁으로 美 눈치 보느라 항모건조 속도 늦춰"
'함재기 엔진 개발 난항·예산 감축'도 영향 미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대양 해군'의 꿈을 꾸고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미국 눈치를 보느라 항공모함 건조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전날 관영 신화통신은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에 올린 기사에서 차세대 항공모함이 "이미 질서 있게 건조되고 있다"고 밝혀 두 번째 자국산 항모 '002'함의 건조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002함은 신중국 건국 70주년에 맞춰 내년 10월 중국 해군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와 개조한 항모 랴오닝(遼寧)함을 2012년 취역시킨데 이어 독자 항모 건조에 나서 지난 5월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함의 시험 운항을 했다.
이들 3척의 건조에 이어 네 번째 항모가 건조 중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나,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를 부인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당초 002함 건조에 최근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며 "무역전쟁이 벌어져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을 더는 자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양 해군을 꿈꾸는 중국은 미국과의 해군력 격차를 줄이고자 2030년까지 4척의 항모 전단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모 11척을 보유한 미국은 항모 8척의 실전태세를 항상 갖추고 있어 해군력에서 중국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모 건조가 지연되는 데는 함재기인 '젠(殲·J)-15'의 성능 개량 지연도 한몫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15는 랴오닝함 함재기이지만, 2016년 추락사고를 일으키는 등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한 중국 해군 소식통은 "중국은 002함에 탑재할만한 강력한 함재기를 개발하는 데 실패했다"며 "J-15의 엔진으로 쓰이는 'WS-10H 타이항' 엔진의 내구성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중국이 개발한 WS-10 엔진은 수명을 기존 800시간에서 1천500시간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F-18 슈퍼 호넷' 함재기에 쓰이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F414' 엔진의 수명이 4천 시간을 넘는 것에 비춰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SCMP는 "군 개혁으로 항모 건조 예산이 줄어들고 관련 부서가 축소된 것도 항모 건조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2030년 4척 항모 체제 구축'을 꿈꾸는 중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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