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딸 정혜옹주 위해 조성한 명문 확인…사리도 봉안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문화재청은 조선 초 왕실의 불교 신앙을 보여주는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7호)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리탑은 경기도 남양주시 운길산 수종사 대웅전 옆에 자리한 석조탑이다.
두 단으로 된 8각 기단 위에 둥근 탑신을 올리고 지붕돌, 머리 장식을 더한 형태로, 전체 높이는 2.3m다.
지붕돌 낙수면에는 '太宗 太后/貞惠 翁主/舍利 造塔/施主 文化 柳氏/錦城 大君 正統/四年 己未 十月日(태종 태후/정혜 옹주/사리 조탑/시주 문화 류씨/금성 대군 정통/사년 기미 십월일)'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태종의 첫째 후궁인 의빈 권씨가 정혜옹주 사리탑을 조성했으며, 문화 류씨와 금성대군이 시주했고, 정통 4년 기미년(1439년) 10월에 세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조선 왕실 발원으로 조성된 탑임을 알 수 있다.
출생연도가 정확하지 않은 정혜옹주는 1424년 세상을 떠났다. 1426년 세종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난 금성대군이 정혜옹주 사리탑에 시주한 것은, 의빈 권씨가 금성대군을 맡아 기른 인연 때문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은 형태가 완전히 남아 있으며 왕실에서 가지고 있던 사리가 탑 안에 봉안됐다"라면서 "조선 초 왕실 불교 신앙과 그 조형의 새 경향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보물 지정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은 30일간의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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