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회이슈 10위권 밖으로…2015년 이후 '비혼' 관심 ↑
여성이 바라는 배우자 연소득 2014년 4천700만원→2018년 5천만~6천만원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우리 사회가 결혼 전에는 과도한 준비 비용을, 결혼 후에는 부모 부양과 육아에 드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예 온라인상에서는 결혼에 대한 언급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반승욱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의 주최로 28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생 정책 재구조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저출생 국민 인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소프트가 2016년 1월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언급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결혼이든 출산이든 '문제는 돈'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자체가 중요 이슈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국내 사회문제 언급량 순위를 보면 결혼은 2014년 6위, 2015년 5위, 지난해 6위 등에 머물렀다가 올해 15위로 크게 하락했다. 매년 SNS의 이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결혼에 대한 관심이 하락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5년을 기준으로 비혼에 대한 관심은 급증해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추세다.
결혼 연관어 순위에는 집과 아이에 대한 걱정이 빠지지 않았다. 결혼과 걱정을 함께 놓고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결혼준비'에 이어 '아이'와 '집'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산과 주거 등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결혼준비, 결혼 후 주거 및 출산에 대한 비용 등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결혼상대자에 바라는 소득 수준도 높아지고 있었다.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연 소득은 2014년 4천700만원에서 올해 5천만~6천만원으로 증가했다.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연 소득은 2014년 3천500만원에서 올해 3천~4천만원 정도로 변화했다.
반 부사장은 "결혼이든 출산이든 '문제는 돈'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혼준비에서는 웨딩홀 등의 준비과정, 결혼 생활 중에는 집과 부모님 용돈 등이 주요 걱정거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출산과 육아에서는 집값과 교육비 등이 중산층에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고, 출산 후에는 '독박육아'(혼자만 하는 육아)가 부정적 키워드로 함께 언급됐다. 육아와 집안일은 당연히 엄마의 몫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반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해) 저출산 정책에 대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면서 "주거 안정화와 양성평등, 경력단절 방지, 임신·출산 시 보험 적용 확대 등 다방면에서의 지원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내 출산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대한아동병원협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의 주도로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 후에는 초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키우기 좋은나라 만들기 운동본부'를 출범했다.
박양동 아이키우기 좋은나라 만들기 운동본부 상임대표(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는 "앞으로 본부는 저출산 정책의 재구조화라는 목표 아래 정부 정책의 예산 및 효율성을 평가하겠다"며 "실질적인 저출산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국회 및 대정부 건의 등을 진행하는 한편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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