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에이즈연구자 등 반대 성명 이어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유전자 편집 아기' 논란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중국 과학기술부의 쉬난핑(徐南平) 부부장(차관급)이 "중국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말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 부부장은 "2003년 제정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연구 목적으로 인간 태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과 수정을 할 수 있지만, 체외 배양 기한은 수정이나 핵 이식 시작 후 14일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련 법률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지난 26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변형한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과 논란이 일고 있다.
허젠쿠이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학원은 성명을 내고 "어떠한 개인·단체라도 이론과 기술이 불완전하고 위험이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법률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데도 태아 유전자에 임상시험을 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또 "국가 및 관계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공동으로 조사하고 싶다"면서 "관련 조사기관이 조속히 조사 진행 상황과 결과를 발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의 에이즈 연구자 140명도 성명을 통해 "과학적, 도덕적인 핵심을 무시했다"면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입증되지 않는 한 이러한 실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지역 당국에 이번 실험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는데, 조사는 과학기술부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젠쿠이는 28일 홍콩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 유전자편집회의 행사장에서 실험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임상실험등록센터 사이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선전(深천<土+川>)시 과학기술혁신위원회의 감독하에 있는 한 프로젝트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는데, 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허젠쿠이의 실험실 홈페이지에는 그가 부교수로 있는 남방과학기술대(SUST)에서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대학 측 역시 이러한 연구를 승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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