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 공무원도 내년부터 숙직한다…"남녀 형평 도모"

입력 2018-11-29 06:00   수정 2018-11-29 15:33

서울시 여성 공무원도 내년부터 숙직한다…"남녀 형평 도모"
남성이 여성보다 당직 1.7배 자주 서…제외 대상에 남성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시는 남성 공무원만 하던 숙직을 내년부터 여성 공무원으로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본청은 올해 12월부터 주 2회 시범운영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12월 이전에 당직실 휴식공간을 남성과 여성용으로 나누기로 했다.
사업소 등 기관은 내년 4월 이후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한 당직 근무 제외 대상자를 기존 임신(출산)자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만 5세 이하 양육자, 한부모가구의 미성년자 양육자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이는 남녀 공무원의 형평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며 "여성 공무원 비율이 40%까지 늘고, 당직 업무에서 남녀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공무원이 여성보다 자주 당직을 하다 보니 남성 공무원의 어려움이 늘어 역차별 우려가 제기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당직은 주말 및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과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숙직으로 구분된다. 일직은 여성 공무원이, 숙직은 남성 공무원이 각각 맡는다.
서울시 여성 공무원도 야간 숙직…"남녀 형평 도모" / 연합뉴스 (Yonhapnews)


숙직 일수가 일직보다 많다 보니 남성과 여성 공무원의 당직 주기 격차는 1.7배까지 벌어졌다. 본청 남성 공무원의 경우 9개월마다 숙직을 서야 하는 반면 여성 공무원은 15개월에 한 번 일직하면 된다. 사업소의 당직 주기는 남성 40일, 여성 63일이었다.
올해 4월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참가자의 63%가 여성 공무원 숙직을 찬성했다. 남성은 66%, 여성은 53%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는 여성 공무원 숙직 시행에 맞춰 남녀 구분이 불가피한 업무가 포함된 경우에는 남녀 혼성으로 당직 인원을 구성하거나 방호직·공공안전관 등과 협조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심야 시간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청사 밖 순찰 등 대면 접촉 업무를 할 경우 본청 및 사업소별 방호직·공공안전관·외부용역업체 등과 긴급연락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소 등은 사정에 따라 남녀를 구분해 숙직 인원을 구성할 수 있고, 현장 업무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남성 공무원을 배치할 수 있다.
황인식 행정국장은 "시행에 따른 장애요소를 지속해서 보완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가 남녀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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