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 후 체코軍이 판 무기 사들여 청산리 전투 승리"
"체코 제조업 분야에서 韓 상위 주자…기업인 역할 덕분"
"국민 안전·생명 철저히 보호"…"역사·한국어 교육 지원"
(프라하=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정 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로, 체코는 우리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체코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라하 시내 힐튼호텔에서 현지 동포·기업인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3·1 운동이 체코 신문에 크게 보도돼 중유럽·동유럽에 3·1운동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919년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이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시정부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면서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군이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의 무기를 우리 독립군에게 팔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사들인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 게 청산리 대첩"이라며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승리인 청산리 대첩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사실은 청산리전투에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도 기록돼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내년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 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체코 등 유럽에 계신 여러분까지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1차대전 후 체코軍이 판 무기 사들여 청산리 전투 승리" / 연합뉴스 (Yonhapnews)
간담회에 앞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한 사실을 전한 문 대통령은 "체코는 한국전 이후 중립국 감독위원회 위원국으로 참여하는 등 한반도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고 북한과도 교류하는 나라"라며 "바비시 총리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정부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우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만큼 생각보다 대단히 중요한 나라"라며 "양국관계는 꾸준히 발전해 작년 교역액은 30억 달러에 육박했고 41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체코를 방문했다"고 했다.
또 "한국은 체코 제조업 분야에서 상위 주자"라며 "이 자리에 와 주신 현대차·두산 등에 있는 기업인들이 크게 역할을 해주신 덕"이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스라엘 순방 일정으로 체코를 비워 만나지 못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 기업인들이 큰 역할을 해서 감사하다'고 전한 점도 소개했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기계공업·과학 기술을 보유한 체코와 세계 최고의 ICT 기술·상용 능력을 가진 우리가 결합하면 양국이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동포 여러분"이라며 "정부는 여러분의 안전·권익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프라하 시내 호텔 화재로 한국 유학생 2명이 희생당한 사고를 떠올리면서 "해외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재외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다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미래를 이끌 차세대가 한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문화·역사·한국어 교육에 지원을 안 아끼겠다"며 "한류가 인기여서 외국인도 한국어를 배우려는데 동포 2·3세도 제대로 배우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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