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자국민 비하 트럼프 맏사위에 최고훈장…"굴욕의 극치"

입력 2018-11-29 05:10  

멕시코, 자국민 비하 트럼프 맏사위에 최고훈장…"굴욕의 극치"
집권말기 정부, 쿠슈너에게 아즈텍 독수리 훈장 수여키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집권 말기의 멕시코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인을 비하해온 것을 들어 그의 맏사위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멕시코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일간 레포르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지난 8월 미국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쿠슈너 고문에게 아즈텍 독수리 훈장을 수여할 방침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29일 쿠슈너 고문에게 훈장을 수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에토 대통령은 30일에 6년 임기를 마친다.
쿠슈너 고문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24년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을 체결하는 과정에 3국을 오가며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국 정상은 G20 정상회의 개막일인 30일 USMCA에 정식 서명할 계획이다.
쿠슈너에 대한 훈장 수여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멕시코 역사학자인 엔리케 크라우세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멕시코 이민자들을 살인범과 강간범으로 비하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쿠슈너)에게 아즈텍 독수리 훈장을 주는 것은 굴욕과 비겁함의 극치"라고 적었다.
멕시코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도 "이번 결정은 대단히 수치스럽다"고 가세했다.
아즈텍 독수리 훈장은 콜롬비아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에게 수여된 바 있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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