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포스트 인터뷰서 "사면 내려놓지 않았다…왜 내려놔야 하나"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자신의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의 사면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매너포트 사면설에 대해 "논의된 적은 없지만, 테이블 아래에 내려놓지 않았다"며 '살아있는 카드'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내려놓아야 하느냐"고 말해 사면을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세금·금융 사기, 국외계좌 미신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매너포트는 지난 8월 1심 법원에서 유죄 평결이 나오자 특검 수사에 협조하기로 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공개된 법정 서류에는 매너포트가 특검에 반복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 등 합의를 깬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뮬러 특검은 1심 법원에 매너포트 사건에 대한 조속한 선고를 요청했다. 이 경우 매너포트는 최대 80년 형을 선고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너포트의 '합의 파기'에 대해 "진실을 말하면 감옥에 가게 되는 상황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검사에 맞서는 것은 드문 일이자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특검의 매너포트 수사 방식에 대해 "이것은 매카시즘이다. 매카시즘 시대보다 나을 게 없다"고 불평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트위터에서 "노골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권력 남용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의 사면권은 대통령이 자신과 친구들을 보호하는 데 쓸 수 있는 개인적 도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원 법사위원장으로 유력 거론되는 민주당 제리 내들러 의원도 CNN방송에 출연해 "매너포트 앞에서 사면을 달랑달랑 흔드는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면서 "매너포트 같은 증인 앞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사법방해에 위험스럽게 가까운 일이고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키운다는 점을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매너포트는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은 그의 기소 단계 때부터 거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존 다우드가 매너포트 변호인단과 함께 사면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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