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핸즈프리 착용하고 인사하면 집중력 떨어져 승객 안전 위협"
천안시 "운전사 불친절 민원으로 골머리…근절 위해 새로운 방안 필요"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인사를 하지 않을 경우 버스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
충남 천안시가 최근 이런 내용의 공문을 시내버스 회사에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가 이달 중순 보성여객 등 지역 시내버스 회사 3곳에 보낸 공문에는 "전 노선을 운행하는 모든 차량의 운전사는 핸즈프리를 착용하고, 승객이 차에 오르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의무화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운수사업법 제23조에 적시된 '시내버스의 안전운송 확보와 서비스 향상'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건당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회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해당 운전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적발된 운전사는 업무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시는 민간인 18명과 공무원 7명 등 모두 25명으로 단속반을 구성하고 암행감찰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운전기사들은 "버스 운행 중 핸즈프리를 착용하고 승객들이 차에 오를 때마다 인사를 할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운전사 A씨는 "하루 16시간 동안 핸즈프리를 착용하고 수없이 많은 승객을 향해 인사를 하다 보면 운전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문제는 최근 열린 천안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이보다는 운전사들의 운전 습관과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친절 운행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병인 의원은 "기본 환경요건 조성이 안 된 상태에서 인사를 자발적이 아닌 반강제적으로 하게 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태 의원도 "마이크로 '어서 오세요' 하면 이게 기계음인지 사람이 내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서로 눈을 마주하고 인사해야 진심 어린 친절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운전사의 불친절 민원이 한 해 평균 450건 정도 접수될 정도로 많아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려면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과징금 부과 카드를 쓰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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