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힘없는 개인들만 처벌받아…국가도 늑장 구조 책임 있어"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늑장 대처 의혹을 받은 현장 소방 지휘책임자들에 대해 검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 유족들이 재수사를 요구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29일 항고장을 청주지검 제천지청에 제출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안전보장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며 "고등검찰청이 다시 한번 이번 사건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화마를 접한 우리 유가족들은 119에 먼저 도움을 청했고 마지막 숨을 삼키는 순간까지 국가가 응답해 주기만을 기다렸다"며 "하지만 제대로 구조를 받지 못한 채 허망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대책위는 "해경에 대한 처벌을 통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세월호 참사와 달리 제천 참사에서는 건물주와 세신사, 카운터 여직원 같은 힘없는 개인들에게만 책임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방지휘관의 안이한 대처와 경솔한 판단에 대한 책임을 추궁해 억울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고 일선 소방관들의 노력도 헛되이 평가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지난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전 지휘조사팀장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소방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와 목격자·피의자 진술, 화재 당시 현장 CCTV 동영상을 분석해 이 전 서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은 화재 현장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인명 구조 진압에 집중한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 지연으로 인한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항고는 지방검찰청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담당 고등검찰청에 재판단을 요구하는 절차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